현대캐피탈이 통산 4번째 챔피언에 등극했다.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홈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마저 승리하며 첫 통합우승을 노리던 대한항공을 돌려세웠다. 2013-2014 시즌 이후 첫 통합우승 탄생 역시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대 1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에 내리 3연승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 내줬던 챔피언결정전 우승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은 무릎 통증 속에서 팀 우승을 위해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친 전광인에게 돌아갔다. 전광인은 파다르(23득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20득점을 올리며 팀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3차전 경기 당일 오전훈련만 가볍게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서브득점 2득점과 블로킹 3개를 기록하는 등 코트 이곳저곳을 누비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에서 팀을 옮긴 전광인은 “처음 팀에 왔을 때 안 좋은 말도 들어서 ‘괜히 왔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1·2차전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쳤던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25-20으로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전광인을 비롯해 허리통증으로 고생했던 파다르가 1세트부터 공격을 주도하며 가스파리니를 내세운 대한항공의 기를 꺾었다. 하지만 2세트에서 듀스를 거듭하는 시소게임 끝에 대한항공에 30-32로 세트를 내줘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현대캐피탈은 이어진 3세트에서 전광인, 신영석의 서브 득점과 파다르, 허수봉의 공격 등이 잇따라 성공하며 점수를 벌린 끝에 3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도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이 골고루 득점에 성공하며 대한항공의 추격을 뿌리쳤다.
범실은 현대캐피탈이 27개로 대한항공(24개)에 비해 많았으나 서브 득점 9대 0으로 대한항공에 크게 앞섰다. 파다르, 전광인 외에 무릎 부상을 안고 뛴 문성민과 신영석도 각각 13득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세터 출신인 최태웅 감독을 애태우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승원도 이날은 안정감 있게 볼을 배급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기적을 만들어 준 거 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이 순간 가장 고마운 사람은 이승원이다. (그동안) 승원이가 힘들어 하는 게 너무 싫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015년부터 현대캐피탈을 이끈 최 감독은 4시즌 연속 팀을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키며 2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5세트에서 6-9로 뒤져 있는 상황에서 “기적이 일어난다”며 독려하는 등 고비 마다 선수들을 일으켰다.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연승을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