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해마다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 지난해 한국 기업은 총 16곳이 선정됐다. 2017년 15곳보다 하나가 늘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전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미국(126곳), 중국(120곳), 일본(52곳)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1위 품목은 77개로 단독 12위였다. 품목 수는 2016년보다 6개 늘어났고, 3년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우리가 1위를 하는 품목은 대부분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화학, 철강은 일본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뛰는 한국 기업들은 ‘퀀텀 점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려 글로벌 경쟁 업체들을 따돌리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지경에 내몰릴 수도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눈앞에 다가온 5G 시대는 우리나라 기업엔 큰 격차를 만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 LTE가 본격화하는 시점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며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스마트폰을 통한 새로운 산업이 본격화됐다. 5G 시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고 증강현실(AR)이 게임,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새로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른 업종 간 협업이 활발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열린 자세로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기회를 선점할 가능성도 크다.
투자와 인재 확보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인재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한 명의 특출난 인재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기업보다 여건이 좋은 외국 기업으로 인재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국제경쟁력센터가 발표한 ‘2018 세계 인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쟁력은 전체 63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인재에 대한 투자·개발은 20위였지만 근로 매력도는 41위에 그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