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때나 지금이나

입력 2019-03-28 00:03

바벨탑을 기억하시나요? 바벨탑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도전으로 (성경의 표현대로) 언어가 혼잡해진 사건입니다. 문제는 바벨탑을 쌓았던 사람들이 범한 오류와 죄를 오늘 우리도 답습한다는 점일 겁니다. 본문에서 세 가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발달된 기술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바벨탑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지구라트라는 거대한 탑이자 신전의 모습을 가졌다고 추정합니다. 주목할 점은 탑을 쌓을 수 있는 기술력입니다. 사람들은 돌을 대신할 벽돌을, 진흙을 대신할 역청을 만들 기술을 가지게 됐습니다.(3절)

역청은 노아시대에 만들어졌고, 배를 보호하는 방수 역할을 했습니다. 노아에게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가 창세기 11장의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 사용된 셈입니다. 인간들은 발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탑을 높게 쌓아 하나님께 도전했습니다.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성경에서도, 현실에서도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한 것을 욕망을 위해 사용하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발달된 기술력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나요? 단편적인 예로 스마트폰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계신가요?

또 다른 키워드는 ‘연합’입니다. 고대 수메르인의 서사시 ‘에리두 창세기’의 단편에는 사람들에게 도시를 건설해 한곳에 모여 살라고 지시하는 닌투르라는 여신이 등장합니다. 본래 이방신이나 미신, 신화 등은 사람의 욕망을 반영해 만들어졌습니다. ‘모여 살라고 지시했다’는 인간의 욕망을 투명한 결과물입니다.

사람들은 연합을 좋아합니다. 연합하면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흩어짐을 면하자”며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진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흩어짐을 면하자”(4절)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였습니다. 이는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명령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생물도 번성하라고 명령하시며, 물에는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는 임무까지 주십니다.(창 1:20~22) 온 세계에 편만한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하나님이 창조를 행하신 목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신들끼리의 혈맹으로 안전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연합은 오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영원한 안정 역시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영원한 안전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영적인 유기체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안전합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차이입니다. 사람들은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려고 했습니다. 성경의 표현을 곱씹으면 정말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창 11:5) 인간이 아무리 높이 쌓아본들 하나님께 바벨탑은 보이지도 않는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피조물의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인간은 절대자를 망각하는 순간 그 위치에 자신을 올려놓는 교만한 본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우리는 항상 하나님을 인식하되 거룩하신 즉 초월해 계신 절대자를 늘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더욱 겸손해지는 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바벨탑 이후의 이야기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명령을 거스르고 도전한 인간을 온 지면에 흩뿌리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을 흩으심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1장 10절부터 셈의 족보가 나옵니다. 수대를 신속하게 거쳐 아브라함이 등장합니다.

아담이 실패했지만 가죽옷을 입히셨던 것처럼, 타락한 세상 속에서 노아를 택하여 방주를 준비시키신 것처럼 하나님은 자신을 거역한 인간을 구속하기 위한 역사를 계속해서 이루어 가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끝없는 자비와 은혜를 자신의 영광 속에서 나타내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

◇바른미디어는 이단과 사이비 문제, 기독교 내의 중독 문제를 연구하는 기독교 미디어입니다. 건전한 신학적 소양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단과 사이비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대변합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결의한 이단과 사이비, 국내외 신흥종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