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 의견이 ‘적정’으로 변경됐지만, 주가는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6일 감사보고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제시했던 주요 사유인 운용리스항공기 정비충당금 및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 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충당금 추가 설정으로 일시적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 손익 개선 효과로 회계 부담과 재무 변동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앞으로 엄격한 회계기준 적용으로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감사의견 수정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을 27일 해제한다. 상장폐지가 거론됐던 회사채 ‘아시아나항공 86’의 거래정지도 같은 날 풀린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KRX300 등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위기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두 기업의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됨에 따라 지수에서 제외해야 할 사유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우려는 남는다. 이번 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실적은 크게 후퇴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0억원 넘게 줄었다. 부채 총계는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신용평가사들도 아시아나항공에 재무제표 악화, 회계 신뢰 하락 등의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본다.
불안감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14.98% 하락한 3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거래정지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1일(52만4710주)의 약 38배까지 치솟았다.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 주가도 25.91%나 주저앉았다. KB증권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보류’로 바꾸고,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운항을 유지해 브랜드 가치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주언 정건희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