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스무살 남짓한 유망주들이 각국 팬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반짝 스타에 그칠지 최정상급 선수로 자라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젊음과 패기로 무장한 이들은 축구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10대 신성 허드슨-오도이는 26일(한국시간) 몬테네그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예선 2차전에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5대 1 승리에 기여했다. 국가대표로서는 처음 선발로 나선 허드슨-오도이는 침착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39분에는 페널티박스에서 수비수를 따돌린 후 정확한 패스로 로스 바클리의 골을 도왔다. 가디언은 “허드슨-오도이의 방향 전환에 몬테네그로 수비수들은 패닉에 빠진 채 무너졌다. 눈부시게 빛나는 플레이였다”고 극찬했다.
앞서 허드슨-오도이는 의미있는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 23일 체코전에서 교체로 나올 당시 허드슨-오도이의 나이는 만 18세 135일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일찍 데뷔한 선수가 됐다. 소속팀 첼시 FC에서는 1군으로 분류되지만 아직 중용되지 않는 만큼 큰 경기 경험은 일천하다. 하지만 그는 “경기 전에 전혀 긴장되거나 두렵지 않았다. 그저 나의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르투갈 팬들은 ‘포스트 호날두’ 주앙 펠릭스(20)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가벼운 부상으로 이달 A매치에 출전하지 못하며 국제무대 데뷔는 불발됐지만, 대표팀 소집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에게 펠릭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교해달라는 질문도 쏟아졌다. 산토스 감독은 “두 선수는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갖췄지만 완전히 다른 선수다. 단순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며 어린 선수의 부담을 덜어줬다. 펠릭스는 “호날두는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경이로운 선수”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SL 벤피카에서 올 시즌 데뷔한 펠릭스는 빼어난 활약으로 주전을 꿰찼다. 리그 18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처진 스트라이커와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빅클럽이 펠릭스를 영입하려 한다는 루머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1)는 비슷한 또래지만 국가대표 커리어로는 비교가 무색할 만큼 이미 스타 반열에 올라있다. 음바페는 러시아월드컵에서 네 골을 터뜨리며 프랑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일조했다. 26일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전에서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대 0 대승을 견인했다.
국내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18·발렌시아 CF)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11일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역대 7번째로 어린 나이(18세 20일)에 대표팀에 발탁됐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