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따른 매출 부진을 서비스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캠퍼스 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행사를 열고 ‘애플TV+(플러스)’를 발표했다. 애플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TV,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스트리밍은 인터넷상에서 음성이나 동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 TV로 애플의 독점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확산시키면 하드웨어 플랫폼은 외부 업체에 개방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2020년까지 서비스 매출 500억 달러(약 56조7000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4분기 서비스 매출은 108억 달러로 19% 성장했다.
하지만 애플이 스트리밍 시장에서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넷플릭스라는 절대 강자가 이미 시장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즈니도 올해 하반기 ‘디즈니+’라는 이름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디즈니는 다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외에 마블, 20세기 폭스, 픽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질의 콘텐츠가 무기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J.J 에이브럼스 등 유명 감독과 오프라 윈프리,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스티브 카렐 등 인기 배우를 무대에 세우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들이 참여하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으로 넷플릭스를 추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름값이 콘텐츠 품질을 보장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서비스 초기에 애플이 ‘킬러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지가 성패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애플TV+를 올가을 선보인다고 했지만 정확한 시기와 구독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날 월정액으로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아케이드’도 공개했다. 구독하면 추가로 돈을 내거나 광고를 보지 않고 게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올해 가을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요금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TV+와 애플아케이드의 한국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애플은 월 9.99달러에 300개 이상의 잡지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신문을 볼 수 있는 ‘애플뉴스+’ 서비스도 내놨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서비스되며 연말에는 호주와 영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