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의 주탑 인근 바다에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났다. 바다 한가운데에 드러난 모래톱은 선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6일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거대한 모래톱은 지난 22일 오전 10시쯤 국민일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5일 수심을 관리하고 있는 해양조사원과 항로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항만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별도 용역을 통해 모래톱이 인천대교 교각에 영향을 미쳐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해양안전분야 전문가 정철씨는 “모래가 쌓이면서 선박이 지나다녀야 하는 수로가 인천대교의 주탑 중심부에서 영종도 쪽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선박 통과 시 자칫하면 모래톱에 좌초된 후 교각에 충돌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인천대교의 주경간 폭(가장 큰 교각의 간격)은 800m 정도이고, 인천대교 밑을 지나는 수로는 주탑 중심부 부근인데 수심이 최소 14m는 확보돼야 한다. 이 지역은 인천~연평도 항로와도 인접해 있어 정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종환경운동연합 홍소산 대표는 이와 관련, “인천대교에서 구읍뱃터 쪽으로 눈에 보이게 모래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백근우 항만개발과장은 “모래톱은 인천대교 주탑 사이 주항로 인근 1.5㎞ 해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계기관과 모래톱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항만공사 윤성태 건설팀장은 “모래톱이 (선박 운행 등에) 영향을 준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모래톱을 조사해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진행하고 있는 매립 작업이 모래톱 형성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발주하는 매립으로 인한 사후영향평가 6단계 조사용역 시에 조사 지역을 늘려 퇴적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천=글·사진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