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를 앞둔 이동통신 3사가 5G 제공 범위를 뜻하는 ‘커버리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5G 상용화 시점이 다가올수록 요금제와 콘텐츠 제공 등에서 이통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KT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KT 5G 체험관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상용서비스 시점에 맞춰 전국에 5G 기지국 3만개를 구축하겠다”며 “‘국내 최대 5G 커버리지’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지국 3만개는 지금까지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LG유플러스의 상용화 시점 기지국 목표치 1만8000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기지국 수는 커버리지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즉각 반발했다. SK텔레콤은 “상용화 시점 커버리지 및 기지국 수는 SK텔레콤이 어느 회사보다 넓고 많을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전국 85개시 등) KT가 발표한 지역을 포함한 추가 지역에서도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커버리지는 자신있다’고 공언해온 LG유플러스도 KT의 ‘국내 최대 커버리지’ 공약에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보안 우려’ 논란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해 커버리지 구축에 공을 들였다.
반면 KT의 기지국 대부분은 삼성전자 장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상용화 시점에는 KT보다 기지국이 적을 순 있지만, 오는 6월까지 누적 기지국 5만개를 구축해 커버리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올해 말까지 서울 전역과 수도권, 6대 광역시 및 85개시 대부분 지역에 5G 커버리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국 지하철 및 관공서, 대학병원 등 실내 커버리지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반면 이통 3사의 커버리지 신경전이 애초에 불필요한 소모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5G는 전용 킬러 콘텐츠 및 인기 스마트폰이 없어 과거 4G(LTE)처럼 흥행하긴 어렵다”며 “이통 3사 간 커버리지 차이에 큰 영향을 받는 5G 가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첫 5G 요금제와 관련해 “5만원대 요금제 가입자가 데이터를 소진해도 데이터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다수 LTE요금제처럼 월 기본 데이터를 다 쓰면 속도 제한을 건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