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성 있다”

입력 2019-03-26 19:21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약산(若山) 김원봉(1898∼1958) 선생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에 대해 “(서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김 선생은 의열단장과 광복군 부사령관을 지내며 항일운동에 앞장섰지만 광복 후 월북해 북한 고위직을 지냈다.

피 처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선생을 서훈할 것이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현재 기준으로는 (서훈이) 되지 않는다.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피 처장은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을)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6·25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라며 “보훈은 통합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지난해 사회주의 활동 경력자도 포상할 수 있도록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을 개정했지만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했을 경우 포상할 수 없다는 단서를 붙였다. 보훈처는 “김 선생은 월북 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기 때문에 현행 심사기준으로는 포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피 처장 답변은 각계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 손용우(1923~1999)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선정한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손 선생은 1940년 일본이 패망할 것이라고 선전하다가 붙잡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광복 후 조선공산당 활동 이력을 이유로 6차례 보훈심사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7번째 신청 끝에 독립유공자에 선정됐으나 신청을 앞두고 피 처장이 손 의원을 의원실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나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