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다음세대가 ‘침묵의 붕괴(Silent Exodus)’ 중이라고 한다. 뒤를 돌아보니 한순간 사라지는 세대라는 것이다. 동화처럼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나 아이들을 어느 곳인가 데려가 버린 것 같다. 무엇이 원인일까.
첫째, 저출산의 충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대로 가면 2100년에 인구가 2500만명으로 줄고 2500년에는 33만명만 남게 되며 2750년에는 아예 국가가 소멸한다고 전망한다. 학령인구는 2010년 990만명에서 2050년에는 460만명까지 급감할 것이다. 대학입학정원이 남아돌게 될 것이다.
둘째,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다. 이는 절대적 진리가 없다는 사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에서 2017년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다. 그 결과 ‘종교는 필요가 없다’가 44.2%, ‘종교의 불신’이 34.5%였다. 동성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식도 ‘이해’ 10.7%, ‘보통(무관심)’ 47.2%, ‘부정’ 32.2%였다. 동성애도 성적 취향이라며 점차 관용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다음세대는 이런 부모의 영향 아래, 이런 학교의 문화권 속에 있다. 다음세대 전도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셋째,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이다. 예장합동의 같은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5.3%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할 수 있는 종교는 천주교(45.0%) 불교(27.4%) 기독교(25.8%) 순이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인식도 기독교 인구의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음세대에도 영향을 준다.
넷째, 교육과 가정의 위기다. 초중고 학생 가운데 24%가 위기학생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9년 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위기학생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나온 것이니 지금은 문제가 더 심각해졌을 수 있다. 위기학생의 원인은 위기가정의 증가에 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이혼율이 1위다. 교육 현장인 학교의 문제점은 드라마 ‘SKY캐슬’이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교육은 입시 위주의 줄 세우기로 변질됐다.
다섯째, 교회학교가 운영되지 못하는 교회가 증가하고 있다. 큰 교회와 달리 작은 교회는 아예 운영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한국교회의 절반가량이 출석 교인 50명 미만이라고 볼 때 다수가 교회학교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세대 트로이카 선교운동’을 스파크 목회에 적용하며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다음세대 트로이카 선교운동이란
필자는 예장합동 총회에서 학원선교위원장으로 봉사를 했다. 그때 다음세대 트로이카 선교운동을 제안하고 시행했다. 트로이카란 러시아 특유의 교통수단을 말한다. 세 필의 말이 끄는 썰매인데 눈이 녹으면 마차로 바뀐다. 흔히 ‘삼두마차’라고 불린다. 기독교 복음화 현장에 트로이카를 적용해 ‘교회·학교·가정’을 통합적으로 접근하자는 취지가 여기에 담겼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성도와 그 자녀에게 주신 약속을 근거로 한 가정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양육하고 교육할 책무를 갖는다. 교회공동체는 아울러 기독교 학교를 설립해 교인 자녀들에게 기독교적 교육을 제공한다. 가정도 기독교 교육의 장으로서 의무를 다한다. 한국 선교 초기인 1908년 기독교계 소학교의 숫자는 542개였고 중학교 숫자는 17개였다. 예배당 숫자가 897개였던 점을 감안할 때, 1교회 1학교 운동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의 조선총독부는 한국교회의 교육선교를 무력화하기 위해 교회와 교육을 분리하는 정책을 강제했다. 사실 트로이카 선교운동은 한국 선교 초기에 이미 진행됐다. 선교사들은 모두 교회·학교·가정이라는 트로이카로 복음을 전했다. 필자는 대구 계성중·고를 나왔다. 여기서 신앙에 입문했다. 수많은 기독 인재들이 배출됐다. 필자 동기 중 30여명이 목회자가 됐다.
트로이카 선교운동으로서의 교회
주다산교회는 교회 이름이 복되다. 정말 다산(多産)의 역사가 있다. 1년에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 수가 70명 가까이 된다. 평균 3명씩 자녀를 둔 가정이 많다. 세쌍둥이 가정도 있다. 아기가 없던 여러 부교역자 가정이 주다산교회를 섬기며 출산을 했다.
교회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사회 분위기가 ‘나 혼자 산다’고 교회도 편승한다면 문제가 있다. 주다산교회에선 자녀가 많은 가정이 인기가 있다. 전업주부가 많아 아기를 가진 엄마도 스파크 양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스파크 셀에도 아기 엄마들이 참여한다.
여성들을 위한 수요 낮 예배에도 아기엄마들이 예배하며 신앙을 키워나간다. 진리의 기쁨을 맛본 여성도들은 가정과 교회 생활 중심의 전업주부를 지향한다. 영아부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는 전국적인 규모다. 중등부도 크게 부흥했다. 그런데 고등부는 중등부보다 수가 줄었다. 예배시간을 너무 늦게 시작하고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진학할 때 양육이 약한 것 같았다. 청년부는 1부와 2부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나름대로 부흥했으나 교회학교의 유초등부나 중등부와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있다.
올해부터는 교회학교에도 스파크 셀을 도입한다. 즉 초등부 이상은 무학년 분반제 형태로 셀 활동을 한다. 주된 목적은 어릴 때부터 소그룹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소그룹의 리더가 되도록 키우는 데 있다.
트로이카 선교운동으로서 학교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다음세대 교육은 대부분 교회학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데이스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섬겼던 예장합동 학원선교회는 주중 학교의 비전을 갖고 진행했다. 2015년 총회 100회기 때 필자는 학원선교연구위원회 보고 중 전국 노회별 기독대안학교 세우기를 건의했다.
이 안이 받아들여져 총회에서 진행 중이다. 그 열매 중 하나가 올해 서울노회에서 기독대안학교를 세운 것이다. 기독대안학교 설립은 타 교단보다 예장합동이 적극적이었다. 문제는 종교시설에 세워지는 대안학교는 인가를 받을 수 없고 법적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장합동 학원선교회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한국기독대안학교연맹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주다산교회도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은 도서관을 설립했다. ‘말하는 영어도서관’을 세워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강좌를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도서관법 제31조와 작은도서관및독서진흥법 제5조에 근거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영어 도서를 읽고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며 지성과 인성을 훈련한다. 이 강좌를 끝낸 아이 중에 신자들의 아이는 다시 교회로 와 신앙훈련을 받는다. 오케스트라 동호회도 만들어 많은 아이가 악기를 배우고 음악 훈련을 받으며 문화활동을 한다. 어떤 가정은 부모와 함께 음악 활동을 하면서 하나님 사랑을 경험하며 성장하고 있다.
트로이카 선교운동으로서 가정
주다산교회는 스파크 운동의 대공동체 사역 중 주일 저녁 찬양예배 시간을 3대통합예배로 드린다. 일명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신앙의 명가 세우기’ 예배다. 물론 예배의 대상은 하나님이시다. 예배를 드리는 자들이 신앙의 명가로 세워지기를 소원한다는 것이다. 예배 시간마다 온 가족이 성경 암송 발표회를 한다. 성경퀴즈 시간도 있다. 온 가족이 율동하며 찬양한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축복하는 기도시간을 갖는다. 참여하는 가정마다 많은 열매를 경험하고 축복의 통로가 되고 있다. 스파크 가족셀은 부모와 다음세대가 함께 모이는 가정교회로 이뤄진다. 수요일 저녁마다 온 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나눔의 교제와 기도회를 한다.
필자가 성지순례를 할 때였다. 이스라엘의 한 호텔에서 식사하는데 우연히 옆의 홀에 모인 유대인들을 보았다. 그들은 3대가 모여 말씀을 나누고 악기를 연주하며 춤추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필자는 교회의 셀 활동을 남성과 여성, 아이들로 분리할 게 아니라 통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는 성경적이기도 하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하나님 언약의 공동체다. 초대교회도 그렇게 예배를 드렸다.
이후 주다산교회에선 가족셀에도 자연스럽게 다음세대가 참여한다. 교회의 성탄전야 행사나 여름의 하이파이브대회의 발표회 시간에도 다음세대가 당당한 일원으로 참여한다.
글=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