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구청들은 요즘 제로페이 가맹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틈만 나면 제로페이 거리 홍보전에 나선다. 박 시장은 2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을 방문해 유동균 마포구청장 등과 함께 1시간 가량 제로페이 홍보전을 가졌다. 서대문구, 중랑구, 관악구에 이어 네 번째 거리 캠페인이다. 27일 금천구에서도 캠페인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인들은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이들이 없다고 가맹을 안 하고, 소비자들은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가게들이 없다며 사용을 하지 않는다”면서 “결국 제로페이는 가맹점과 이용자들이 일정한 규모로 형성되기까지 끌고 갈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에 박 시장이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연남동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을 따라 걸으며 꽃집, 카페, 옷가게, 분식점 등에 들러 제로페이 가맹을 독려했다. 시민들과도 사진을 함께 찍으며 제로페이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 시장은 한 카페에서 제로페이로 커피 4잔을 결제한 후 휴대전화를 들어보이며 “이렇게 쉬운데 누가 자꾸 불편하다고 하는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카페 주인인 이후곤씨는 “제로페이 홍보가 시작됐을 때 바로 가입했다”면서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조금씩 (제로페이를) 쓰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하루 한 명도 안 되는 수준”이라면서 “확실한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 신청은 10만건을 넘어섰다. 서울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점포는 54만여곳이다. 구청들이 가맹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문제는 이용자들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이다. 소득공제 40%를 내걸고 있지만 세전 연봉의 25%를 제로페이로 써야만 공제가 된다. 이 때문에 당장 제로페이로 갈아타야 할 이유가 부족한 편이다.
마포구상인회 관계자는 “제로페이 가맹을 했지만 소비자들은 잘 안 쓰는 상황”이라면서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쓸 수 있게 좀더 많은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제로페이에 다 들어와 있다. 지금 프랜차이즈마다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설치하는 중이다. 지하철과 버스, 택시에서도 제로페이를 사용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6월이 되면 제로페이 사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제로페이 사용액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제로페이를 운영할 민간회사가 상반기 중 설립되면 소비자 인센티브와 관련해 보다 공격적인 정책들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카드 사용 습관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힘들다. 그래도 이 정도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며 “제로페이가 점점 대세가 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