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한정’ 아시아나 “재감사 해달라”

입력 2019-03-25 19:27

아시아나항공이 회계법인에 재감사를 요청하며 재무제표 ‘한정’ 감사의견 후폭풍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29일 주총을 앞두고 재감사와 감사보고서 제출을 통해 대외 신인도 악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5일 “충당금 규모의 연간 재무제표 반영 등 회계 이슈들을 해결하고 ‘적정’ 의견을 받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외부감사 주체인 삼일회계법인에 재감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 안팎의 동요와 신용도 하락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번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사태는 충당부채와 공정가치 등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식 및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사측의 입장과 회계 불확실 부분을 제고하려는 외부감사 사이의 이견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그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수차례 노력해왔음에 비춰볼 때 실체적 재무위기보다는 강화된 ‘외부감사법’ 적용에 따른 일종의 ‘페이퍼워크’ 문제가 크다는 것이 내부 시각이다. 실제 올해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다수 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감사인의 독립성 강조와 책임 강화를 명시한 새 개정법에 따라 감사법인들이 면밀한 감사와 신중한 의견표명에 나섰고, 아시아나항공이 시범 케이스가 됐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정 의견을 받은 이유는 주로 충당금 추가 설정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운용리스항공기 반납정비 충당금,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에 있어서 엄격한 회계기준을 반영한 결과로 이는 회사의 영업 능력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회계 감사법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기(2018년)에 충당금을 추가 설정할 경우 2019년 이후에는 회계적 부담과 재무적 변동성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재감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한정 의견으로 인해 6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86’ 채권이 상장 폐지됐다. 1조원에 달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감사를 통해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조절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금융 조기상환 등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적절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