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값 급락… 삼성·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입력 2019-03-26 04:02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상황은 3분기 이후에나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 초반, SK하이닉스는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조6422억원, SK하이닉스는 4조3673억원이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Gb DDR4 D램 평균 고정가격은 올해 1월 6달러로 전월 대비 17.2% 하락했고 2월에는 14.5%가 더 떨어져 5.13달러가 됐다. 지난해 9월보다 가격이 60%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D램보다 가격 하락이 먼저 시작됐던 낸드플래시도 128Gb 제품 가격이 올해 1, 2월 각각 전월 대비 3%와 6.6% 떨어졌다. 3월 들어 가격 하락 폭이 1, 2월과 비교해 다소 완만해지는 상황이지만 상반기까지는 가격이 회복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G 시대가 오면서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언제 바닥을 찍고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인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이후에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이미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낮은 가격이 수요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D램 상황은 아직은 불투명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당분간 공급 물량을 조절하며 수요 회복을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플래시를 5%씩 감산한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조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과잉으로 업계 전체가 공멸하는 ‘치킨게임’은 자제하자는 분위기다.

3분기를 회복 시점으로 보는 것은 주요 고객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나 서버, 클라우드 업체들이 보유한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인텔의 새로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3분기부터 본격화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5G,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차량용 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 사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구체화할지도 반도체 경기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G의 경우 4월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상용화가 시작되면 다양한 비즈니스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아직 어떤 분야의 신사업이 커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단계라 반도체 경기 회복의 시기와 속도를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