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있는 A초등학교는 주변 200m 안에 담배를 파는 소매점이 27곳 있다. 편의점, 슈퍼마켓이 대부분이지만 문구점, 서점에서도 담배를 판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담배와 담배광고에 많이 노출될수록 흡연할 가능성이 커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지난해 9~10월 서울 초·중·고교 200곳 각각의 주변 200m 안에 담배 소매점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했다. 평균적으로 학교 주변에 7곳의 담배 판매점이 있었다.
학교 근처에 판매점이 많으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담배를 접할 기회가 더 많게 된다. 국가금연지원센터 조사에 응한 중·고생 916명의 절반가량은 일주일에 3차례 이상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이용했다. 다수의 청소년이 소매점에 진열된 담배나 담배광고를 본 적이 있었다. 약 70%는 담배 브랜드를 하나 이상 알고 있다.
이성규 금연지원센터장은 25일 “학교 주변에 담배 소매점이 많은 집단의 학생이 그렇지 않은 집단의 학생보다 담배 브랜드를 더 많이 알고 있었다”며 “이는 향후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소매점의 담배 광고물은 과자, 초콜릿, 사탕에 가까이 비치돼 있어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해성분 평균 90% 감소’ ‘산뜻하게 시원한 맛’ 등 담배에 대한 긍정적 문구를 사용한 광고도 많았다.
현재 국회에 담배 경고그림을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학교 인근 소매점에서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복지부는 “이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서울 초중고 200m내 담배 판매점 최대 27곳
입력 2019-03-25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