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하나의 언어를 테마로 해 열리는 연극제는 처음입니다. 여러 결을 가진 프랑스의 연극을 공유하고,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프랑스어권 나라들의 문화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연극 페스티벌이 열린다. 매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는 종합 예술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을 조그맣게 옮겨놓은 듯한 ‘제1회 프랑코포니(프랑스어권) 서울 연극축제’가 27일부터 5일간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선보인다.
축제는 프랑스 한국 벨기에 기아나에서 초대된 5개 극단의 무대로 구성됐다. 첫날부터 연극 ‘환각의 숲’(기아나) ‘킹콩 이론’(벨기에) ‘목욕’ ‘파리, 센강을 거닐다’ ‘프랑스어의 정신 나간 모험’(이상 프랑스)이 매일 하나씩 무대를 꾸민다. ‘단지 이 세상의 끝’(한국)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축제는 프랑스어를 알리고, 한·불 양국의 문화적 유대를 다지기 위해 극단 키탁(KITAC)이 기획했다. 지난 20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니콜라 아자르(40) 키탁 대표는 “지난해 아비뇽 축제에서 퀄리티가 높고 인상적이었던 극단들만을 추려 초대했다. ‘다양성’이 이번 페스티벌을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극의 주제와 장르가 이채롭다. 성매매 여성의 지난한 삶과 극복기를 담은 ‘킹콩 이론’은 배우 권미나와 벨기에 극단의 연출가 겸 배우 셀마 알라위가 출연하는 2인 낭독극이다. ‘파리, 센강을 거닐다’는 배우 로랑 더치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상극이다. 이외에도 해외 극단과 함께하는 연극 워크숍,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한 2개의 강연, 2개의 콘서트가 축제의 여백을 가득 채운다.
모든 극엔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아자르 대표는 “세계에 유사한 페스티벌이 많지만, 한곳에서 수많은 공연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아 매력적”이라며 “이번 축제가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교류를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