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작년 李씨 주식투자 피해자 만나

입력 2019-03-24 23:50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씨 부모 살해의 피의자 김모(34·사진)씨가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 등으로 손실을 본 피해자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김씨 측 변호인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4월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인터넷 카페모임 관계자를 한 차례 만났다. 당시 김씨는 현재 구치소에 복역 중인 이씨가 빼돌린 재산이 없는지, 이씨의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등 이씨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부모 살해가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된 범행이고, 추가 범행을 노렸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경찰 조사에서 해당 카페 관계자는 “김씨가 이씨의 주식 사기사건에 관해 물어봤다”면서 “자신이 이씨 측을 드론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등 황당한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카페 관계자를 단 한 번 만났고, 관계자 진술로 볼 때 이씨 부모 살해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수사를 마무리해 피의자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씨는 증권 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SNS에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동생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원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 형제의 범죄로 손실을 본 피해자들은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고, 이 카페 회원 수는 1200여명에 이른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