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7·수원시청)이 월드컵 두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무엇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양학선은 23일 카타르 도하의 아스파이어 돔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종목별 월드컵 도마 남자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5.266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학선은 앞서 지난 17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1위에 올랐다. 6년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이후 2주 연속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양학선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반복되는 부상에 신음했다. 햄스트링 부상에다 아킬레스건 수술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출전도 하지 못했다.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2차 시기에 햄스트링을 다쳐 결선 직전 기권했다. 3번째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당한 양학선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엄청난 의지력으로 힘든 재활 치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지난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몸 상태가 정상인 양학선은 그야말로 무적임을 입증했다. 실제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양학선은 예선에서 14.900점을 기록해 가뿐히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난도 6.0짜리 ‘양1’ 기술을 선보여 15.466점을 받았다. 양1은 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3바퀴(1080도)를 도는 기술이다. 2차 시기에선 난도 5.6짜리 스카하라 트리플 기술로 15.066점을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14.916점)와 0.35점이나 차이 나는 압도적 1위였다. 또 1, 2차 시기에서 15점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양학선뿐이었다. 양학선은 “앞으로도 부상 없이 잘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목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학선이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함에 따라 도쿄월드컵 도마에서 한국 남녀 선수의 동반 금메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호주 월드컵에선 여서정(17·경기체고)이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여서정은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48) 경희대 교수의 딸로 유명하며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