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과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차세대 심장’ 만들기에 착수한다. 박일준(사진) 동서발전 사장은 20일 울산 중구 동서발전 본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수소차에 해수를 활용한 연료전지를 적용하는 작업을 해볼 계획”이라며 “다음 달 현대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환경차인 수소차는 한국의 기술력이 경쟁국보다 앞서 있는 분야다. 전기를 직접 충전해 움직이는 전기차와 달리 연료인 수소를 태워 전기를 만들어 움직인다. 부산물로 물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이산화탄소를 유발하지 않는다. 다만 약점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기를 저장하는 연료전지다. 연료전지에는 리튬, 코발트 같은 희소자원이 핵심 재료로 들어간다. 박 사장은 “리튬은 매장 지역이 볼리비아 중국 등 일부 국가로 한정돼 있고 매장량도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발전은 이를 대체할 자원으로 바닷물에 들어 있는 나트륨에 주목한다. 박 사장은 “바닷물에 풍부한 나트륨으로 리튬을 대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 연료전지’가 가능해지면 그만큼 수소차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한국이 해수 연료전지와 관련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이미 실증 단계에 돌입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동서발전은 유니스트(UNIST) 연구진과 함께 해수 연료전지를 개발해 왔다. 동전 크기의 연료전지부터 시작해 지난해 10㎾h급까지 개발해냈다. 수소차 실증과는 별도로 조만간 14억원을 투자하는 다른 실증 사업에도 돌입한다. 박 사장은 “800개에 달하는 어망용 부이의 조명을 밝히는 사업을 2019~2020년에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제성 역전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는데, 석탄보다 LNG 가격이 낮아지면 급전 순위도 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발전소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은 떨어지게 된다. LNG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와 달리 미세먼지 성분인 황산화물(SOx)을 배출하지 않는다.
울산=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