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금융이란 뜻은 같았지만 방향이 달랐습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손을 잡았던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신한금융그룹이 결별했다. 인터넷은행 경영 방식, 지분율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혁신 핀테크 업체와 대형 금융지주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예비인가 신청 일주일을 앞두고 갑작스레 무산됐다. 제3 인터넷은행의 흥행 구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한금융과 토스는 21일 “인터넷은행 전략 방향,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의견 차이로 신한금융이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21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 컨소시엄을 꾸리고 사업 모델 등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견해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다고 한다. 토스 측은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문화를 기반으로 소매금융과 중소기업 금융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챌린저 뱅크’ 모델을 내세웠다. 영국 아톰뱅크(Atom Bank)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달리 신한금융은 유통이나 패션, 부동산 등 각 플랫폼의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포용성을 넓히고 서비스 확대를 강조하는 ‘오픈 뱅킹’ 형태를 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챌린저 뱅크로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과의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분율 구성도 논란이 됐다. 신한금융 측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에 머물기보다는 더 높은 지분을 바탕으로 경영에 참여하길 바랐다. 토스 측은 부정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쉬움이 크지만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토스 측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도 이날 ‘토스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토스 측은 은행권의 참여 없이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로 참여한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이 직원을 파견해 은행 운영 노하우 등을 제공했었다. 신한금융이 빠진 자리만큼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는 일도 관건이다. 토스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설립 자본금(250억원) 등에 대한 자본 여력이 충분하고 계속 투자를 유치해 자본금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