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전문제를 우선순위에 둔 모습이 젠더불평등을 해결해줄 것이란 정치적 효능감과 기대감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요”
문재인 정부의 여성 지지율이 높은 이유를 묻자 남인순(사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여성단체연합회 대표·제20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여권신장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어떤 계기였나
▶ 1988년 인천지역 여성 노동자를 위한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성폭력과 아동폭력을 범죄로 여기지만 당시에는 이런 제도적 논의가 없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 시민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되는 거버넌스구조가 깨지다시피 했다. ‘젠더이슈’가 점점 실종되는 것을 보며 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를 만들었다. 그렇게 제도정치에 뛰어들게 된 거다.
- 여성의원으로서 고충은 없었나
▶ 전체의원 중 여성의원이 17%다. 수가 적다보니 정치권에서 젠더이슈를 의제화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해 ‘미투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때 관련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자고 정치권이 합의했지만 여전히 처리되지 않고 있다. ‘여성 30% 공천’을 의무조항으로 바꾼 개정안을 19·20대 국회서 발의했지만 한 번도 심의되지 않았다. 젠더의식을 가진 남성의원들도 있지만 당사자인 여성의원이 여성문제를 더 우선적으로 챙길 수 있지 않겠나.
-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강화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치원3법’의 국회통과 가능성은
▶ 현장에서는 ‘유치원3법’의 골자인 국가관리회계시스템 도입을 거의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 이미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통과를 시키는 것이 상식상 맞다. 녹록치 않겠지만 어서 여야 합의를 이뤄 3월 임시국회 내로 유치원3법을 제정했으면 좋겠다.
- 의정활동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 법안의 발의수보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통과를 시켜 예산을 배정받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 126건 중 49건이 통과됐다. 전체 발의법안의 평균 통과율이 30%지만 전 40%다.
-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 ‘모든 사람의 온갖 눈물을 닦아내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민들이 먹고사는 민생정치, 그 전에 현장을 알고자 하는 현장정치, 함께하는 소통정치, 법안 발의 후 끝이 아니라 실행될 때까지 책임지는 책임정치. 이 네 가지를 통합하면 ‘살림’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정치를 하겠다.
엄예림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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