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고졸 루키- 큰물 맛본 유턴파 충돌

입력 2019-03-20 23:03

‘고졸 신인이냐 해외 유턴파냐’

올해 프로야구 개막(23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떤 신인들이 두각을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일찌감치 고조되고 있다.

지난 2년간은 발군의 신인들이 한국프로야구(KBO)에서 많은 활약을 보였다. 특히 고졸 신인의 역량이 뛰어났다. 2017년과 2018년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올해 고졸 신인의 면면을 보면 이정후 강백호처럼 눈에 띄는 월척은 적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나름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준척 선수들이 없지 않다.

올해 그라운드를 누빌 고졸 신인 중에서는 좌완 투수 김기훈(KIA 타이거즈)과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롯데 자이언츠)이 ‘원석’으로 주목받는다. 김기훈은 지난 15일 시범경기 KT전에서 최고 구속 149㎞를 기록,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19일 키움전에서는 4이닝 5볼넷 3실점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같은날 서준원은 삼성전에 첫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야수 노시환(한화 이글스), 김대한(두산 베어스)과 투수 정우영(LG 트윈스) 등도 개막 엔트리 진입 확률을 높였다. 노시환은 3루와 1루 수비를 소화할 내야 멀티자원으로 평가된다. 타석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공수 양면에서 기대를 얻고 있다.

고교 시절 투타 겸업을 했던 김대한은 프로에서 타자 전업을 택했다. 특히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대한의 외야수비 능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인 정우영은 140㎞ 초중반대의 구속을 갖췄다. “배짱이 좋고, 완급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류중일 LG 감독의 설명이다.

올 시즌 KBO리그 신인 중 눈에 띄는 것은 해외파다. 해외파는 신인왕 후보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올해의 경우 각 팀의 주전으로 활약할 선수가 적지 않아 리그에 새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파 신인 3인방으로 꼽히는 이대은(KT),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 와이번스)은 각 팀의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됐다. 미국 및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이들의 등장은 신인왕 경쟁뿐 아니라 치열한 순위 경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구단 및 팬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대은은 팀 내 3선발로 낙점됐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하면 토종 선발의 핵심인 셈이다. KT는 선발진이 약했던 터라 국가대표 경험까지 갖춘 이대은의 가세가 반갑다. 이학주는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출발한다. 기존 유격수였던 김상수가 2루수로 옮겼다. 이학주는 시작부터 김상수와 함께 내야 수비를 책임질 ‘키스톤 콤비’로 활약한다. 파이어볼러’ 하재훈은 SK 불펜에 힘을 보탠다. 투수로 전향한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려 유명세를 탔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3이닝을 던지는 동안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0일 “해외파로는 경험이 있는 이대은과 이학주가 가장 눈에 띈다”고 입을 모았다. 고졸 신인과 관련, 장 위원은 “서준원이 돋보였다”며 “나머지 선수들도 각 팀의 신인 활용 구상에 따라 성장을 달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