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씨 부모 살해 피의자, 범행 후 이씨 동생 만났다

입력 2019-03-20 19:21 수정 2019-03-20 22:46
불법 주식 거래 혐의로 복역 중인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씨가 18일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인천일보 제공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34)씨가 범행 후 이씨의 동생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며칠 후 이씨 동생에게 어머니 행세를 하며 “아들아, 내가 잘 아는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뒤 자신이 사업가인 척 이씨 동생과 만났다.

경찰은 김씨가 이씨 동생을 만나 추가 범행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씨 측은 범행 뒤 죄책감에 만나 사죄하려 했다가 미처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의 저항이 심해 옆에 있던 공범 중 한 명이 갑자기 이씨의 부친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모친의 목을 졸랐다”면서 “나는 죽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날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오면서도 그는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김씨가 중국으로 도주한 공범들에게 살해 혐의를 전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계속 이어가는 한편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김씨가 범행 후 이씨 아버지 소유 벤츠 차량을 훔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김씨는 검거 전까지 이 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안양=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