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아지면 중국의 기여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범부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50㎍/㎥ 이상일 때 중국 영향은 절반을 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는 20일 ‘범부처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 주관으로 사업 추진현황 공유회를 열고 이 같은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단은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의 30∼80%가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봤다. 국외 영향은 상대적으로 11~4월에 높고 6~8월에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2016년 기준 수도권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26㎍/㎥ 중에서 북한의 기여도는 3.8㎍/㎥(14.7%)로 산출됐다.
사업단이 최근 5년(2012~2016년)간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를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좋음’ 수준인 20㎍/㎥ 이하일 때 중국의 영향은 약 30%였다. ‘나쁨’ 수준인 50㎍/㎥ 이상일 때는 중국의 영향이 50% 정도로 높아졌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의 오염물질이 이동성 고기압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해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축적, 국내 오염물질과 만나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업단은 “그간 중국 영향을 연평균, 고농도 등 단편적으로 추정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 5년간 농도 구간별 중국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미세먼지의 이동경로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달 내로 연구용 항공기를 운항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생성을 규명하는 실험장치인 ‘스모그 체임버(Smog Chamber)’도 기존의 7㎥짜리 소형 외 27㎥짜리 중형급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구축했다. 이외에도 미세먼지 원인 물질 중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각각 90% 이상씩 제거할 수 있는 촉매와 탈황제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사업단은 실제 거주 환경을 기준으로 한 공기청정기 성능평가도 실시했다. 아파트 거실에서 평가한 공기청정기의 효과는 밀폐된 시험실에서 확인한 인증 결과와 비교해 73~90%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환기장치의 초미세먼지 저감 효용성은 공기청정기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사업단은 미세먼지의 과학적 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근본적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2017년 출범했다. 그해 9월부터 미세먼지 발생·유입, 측정·예보, 집진·저감, 국민생활 보호·대응 등 4개 부문별로 미세먼지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총 496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사업단에 투입할 예정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