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성장 키워드로 5세대(5G) 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제시했다. 혁신과 초격차를 통해 미래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주총을 열어 디바이스솔루션(DS)의 경우 차세대 공정에 관한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과 품질 우위를 유지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을 이끄는 김기남(사진) 대표이사(부회장)는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5G와 AI는 신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며 “동시에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전(CE)부문도 올해 음성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도입 확대 등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세대 제품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초대형 TV는 98인치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특히 퀀텀닷디스플레이(QLED) TV 라인업의 절반을 초대형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CE부문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는 “올해 제품 하드웨어, AI 기반의 플랫폼,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의 질을 높여주는 혁신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에 기반을 둔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IT·모바일(IM)부문 역시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IM부문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경쟁 속에서 5G와 AI 등 신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더 많은 고객에게 기술 혜택을 제공하는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로서 리더십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주주들이 장시간 대기한 데 대해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면서 삼성전자 주총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총 참석자만 1000명이 넘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주총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장소가 협소해 입장이 지연되는 등 주주님들께 큰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내년에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