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말레이 국빈방문 때 인사말 두 차례나 실수 ‘외교적 결례’

입력 2019-03-20 18:56 수정 2019-03-20 23:12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때 공식 석상에서 현지어로 인사말을 하려다 두 차례나 실수했다. 현지에서 대통령 연설문에 추가한 인사말인데, 미처 오류를 바로잡지 못해 외교적 결례를 범하게 된 것이다. 청와대는 실무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고 인사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오후 인사말 ‘슬라맛 소레’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오후 인사말인 ‘슬라맛 뻐땅(petang)’을 써야 할 자리였다.

실수는 한 번 더 있었다. 지난 12일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서 문 대통령은 ‘슬라맛 말람(malam)’이라고 인사했다. 낮시간이어서 ‘슬라맛 뻐땅’이 적당한 표현이었는데, 밤 인사말인 ‘슬라맛 말람’을 쓴 것이다. 문 대통령은 2박3일간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기간 중에 5차례 현지 인사말을 했는데, 그중에 2번을 틀렸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방문국 국민들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어 인사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인사말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고 부대변인은 “청와대 내에는 말레이어를 아는 사람이 없어 청와대에서 (문제의 인사말을) 미리 작성했던 것은 아니다. 현지에 가서 확인하고 넣은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현지 실무진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