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2029년까지 지속되면 미국 경제는 1조 달러의 손실을 입는다.”
지난해부터 세계경제를 불확실성에 빠뜨린 미·중 무역전쟁의 실질적 영향력은 얼마로 계량화할 수 있을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10년간 계속될 때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조 달러 낮아지게 된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 상공회의소가 싱크탱크 로디움 그룹에 의뢰해 분석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의 GDP가 20조 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지 않은 규모다. 로디움 그룹은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율이 25%인 상황, 관세가 없는 상황을 가정해 비교했다. 보고서는 “관세는 미국의 GDP는 물론 고용과 투자를 크게 감소시킬 것”이라며 “수출입 가격의 상승은 미국 제품의 해외경쟁력 약화, 미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로디움 그룹은 특히 무역전쟁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미국과 중국은 ICT가 새로운 시대의 패권을 좌우한다고 보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갈등의 결과는 이롭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관세 도입 후 5년 내에 마이크로칩부터 노트북, 반도체까지 ICT 제품의 수출이 이전보다 20%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고래싸움’을 한국이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엿보인다. 보고서는 “분쟁이 계속되면 중국 ICT 제조업이 위축되겠지만, 진정한 승자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아시아 국가들도 수출 증가에 따른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