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의 거점이 될 미국 조지아 공장의 첫 삽을 떴다. 미국 헝가리 등 해외 생산 기지를 확대해 이르면 2023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톱3에 오른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첫 공장이다. 완공 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다임러, BMW, 볼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거점이 미국 남동부에 위치해 조지아주와 멀지 않기 때문이다.
112만㎡ 부지에 약 1조1396억원을 투자해 짓는 조지아 공장은 2022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 규모는 10GWh로 예상된다. 약 17만대의 전기차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로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총 6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갖춰 글로벌 선두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현재 가동 중인 서산 공장(4.7GWh), 헝가리 코마롬 1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5GWh) 등을 더해 2020년 상반기까지 20GWh를 확보하고, 2022년까지 코마롬 2공장(10GWh), 조지아 공장(10GWh)을 더해 40GWh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수주 상황을 고려해 유럽, 중국 등지에 20GWh 규모의 공장을 추가 건설해 총 6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기공식에서 “2023~2025년 사이에 글로벌 배터리 톱3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김 사장은 “제2의 반도체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한국 업체들이 가장 강하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화학 기업의 역량이 필요한데,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배터리 사업이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도 독자 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독립 회사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SK의 배터리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믿어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조지아주의 지지와 노력 덕분에 또 하나의 시작이 가능했다”면서 “이번 기공식은 전기차 산업의 협력을 통한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공식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SK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대에 미국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