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아더’ 생경한 쇼 퍼포먼스… 그 와중에 빛나는 배우들

입력 2019-03-21 00:05
한국에서 초연된 프랑스 뮤지컬 ‘킹아더’의 공연 모습. 알앤디웍스 제공

말간 미소가 드리운 천진한 청년의 얼굴부터 나라와 백성을 살리려는 결연한 의지에 찬 왕의 얼굴까지. 영국 건국 신화 아더왕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뮤지컬 ‘킹아더’에서 주인공 아더는 그렇게나 다채로운 층위의 감정 변화를 펼쳐낸다.

프랑스 뮤지컬인 ‘킹아더’가 국내 초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줄거리 정도만 익숙할 뿐, 무대부터 음악 안무까지 낯섦이 가득하다. 시시각각 영상이 바뀌는 대형 스크린과 반구형 무대가 시선을 붙든다. 시종 이어지는 강렬한 음악과 파워풀한 군무 또한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생경함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과도하게 결연한 음악부터 부담스러운데, 앙상블을 백업댄서로 삼아 배우가 가창하는 장면들은 팝가수의 무대를 보는 듯 이질적이기만 하다. 아크로바틱부터 힙합 발레 현대무용 등 여러 장르를 접목한 안무도 생뚱맞게 느껴진다.

웅장한 무대예술이나 특색 있는 퍼포먼스는 볼 만하다. 앙상블의 군무는 이 작품의 꽃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배우들의 호연. 아더 역에 장승조 한지상 고훈정, 왕비 귀네비어 역에 임정희 간미연 이지수, 아더가 신임하는 기사 랜슬롯 역에 임병근 장지후 니엘(틴탑)이 각각 합류했다.


특히 장승조의 복귀가 반갑다. 드라마 ‘돈꽃’(MBC)부터 ‘아는 와이프’ ‘남자친구’(이상 tvN)까지 연달아 인기를 끌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그가 2년 만에 무대에 섰다. 그는 19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무대가 너무 그리웠다. 꽉 찬 객석과 박수 치는 관객들의 모습을 늘 머릿속에 그렸다”고 인사했다.

장승조는 “출연 제안을 받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뭘까’ 고민했지만 ‘나를 한번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응했다. 연습 과정마저 즐겁고 기쁘다. 이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이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은 아더의 성장이다. 오루피나 연출은 “우리 작품에선 평범한 청년 아더가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다”며 “그 과정에서 닥치는 고통과 혼란, 주변의 압박 사이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오는 6월 개막하는 같은 소재의 뮤지컬 ‘엑스칼리버’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 작품은 아더가 바위에서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엑스칼리버’는 그 장면이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들었다. 그 이전의 이야기냐, 이후의 이야기에 따른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