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능후] 암 예방의 날에 국민의 건강한 삶을 바라며

입력 2019-03-21 04:02

암은 여전히 두려운 병이다. 하지만 극복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방을 통해서 암의 통제 및 적절한 관리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3월 21일 ‘암 예방의 날’은 그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암 예방의 날이 있나 보다 하고 지나치는 분도 있겠지만, 왜 하필 이날인지 의문을 가지는 분도 있을 것이다.

3월 21일은 암 예방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가 담긴 숫자가 조합된 기념일이다. 예컨대 임산부의 날은 10월 10일인데, 이는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을 조합한 것이다. 암 예방의 날은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아 ‘3-2-1’의 숫자를 조합해 3월 21일로 정해졌다.

2007년 처음 지정된 암 예방의 날이 올해로 12번째다. 정부는 사망원인 1위인 암을 국가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0년 국립암센터를 설립하고, 2003년 ‘암관리법’을 제정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정책을 시행해 왔다. 우선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암예방 수칙을 2006년 만들었다. 2016년에는 암발생 요인에 대한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반영해 소량의 음주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도록 하는 등 암예방 생활수칙에 과학적 근거를 적극 반영했다. 나아가 암환자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에 대응해 재발을 예방하고 사회복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와 심리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암생존자 통합지지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사업의 구심점이 될 중앙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를 지정하고 권역별 센터를 지난해 7곳에서 올해 11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암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1999년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시작으로 간암과 대장암을 추가해 현재 5대 암에 대한 국가 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폐암 검진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또 국민건강보험 적용대상 항목을 확대해 보장성을 강화하고 암환자에 대한 의료비 본인부담 경감제도와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 있다.

여기에 말기 암환자가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유형도 보다 다양하게 넓혀 병원이나 가정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그 대상도 소아청소년까지 확대해 더 많은 국민이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적극적인 암예방수칙 준수와 정부, 시민사회, 학계의 다양한 노력으로 암사망률, 암생존율 등 주요 암 관련 지표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2016년 기준 암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69명 수준으로, OECD 평균(202명)에 비해 매우 낮다. 암사망률 감소폭도 우리나라는 2011년 대비 2016년 16.7명으로 OECD 평균치(7.5명)의 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암은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병이며, 암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 역시 크다. 그렇기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월 21일 오늘, 암 예방의 날을 맞이해 금연, 균형 잡힌 식사, 짜거나 탄 음식 피하기, 금주 운동, 건강 체중 유지, 예방접종, 안전한 성생활, 작업장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암검진 등 일상생활 속 암 예방수칙을 실천해 보길 권해드린다.

물론 이러한 수칙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여건이나 사정상 실천하지 못하는 국민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정부에서는 주민건강센터를 확충하고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모든 국민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천이 어려운 분에게도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천을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건강은 행복한 삶의 기본 전제이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임을, 2019년 암 예방의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