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상품군 확대·고급화로 활로 모색하는 유통업계

입력 2019-03-19 21:20
유통업계가 최근 자체 브랜드(PB) 상품군 확대와 고급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BGF리테일 통합 PB 브랜드 ‘HEYROO’. BGF리테일 제공

내수 침체와 신규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군 확대와 고급화를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가전은 물론 안경과 고급 원단을 사용한 프리미엄 맞춤셔츠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물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사로잡아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하이마트 PB ‘하이메이드’ 에어프라이어. 롯데하이마트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에어프라이어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X’ 등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이번에 선보이는 에어프라이어 가격은 9만원대이며 용량은 5.5ℓ다. 박미주 롯데하이마트 주방가전팀장은 “최근 4ℓ 이상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PB 안경.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PB 안경을 내놨다. 선글라스 PB 제품 ‘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안경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중국과 홍콩에도 PB 안경을 수출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과 면세점, 전국 50개 유명 안경 소매점에 유통할 예정”이라며 “안경은 뷰 코너에서 판매하고 뷰를 종합 아이웨어 브랜드로 강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PB 셔츠 브랜드 ‘카미치에’.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 편집숍 분더샵에 프리미엄 맞춤셔츠 브랜드 ‘카미치에’를 선보였다. 원단으로는 스위스 알루모사의 프리미엄 원단을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할리우드 배우 주드 로 등 유명인들이 선호하는 원단”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피코크’ 티라미수. 이마트 제공

업계가 PB 상품군 확대와 고급화에 힘을 쓰는 까닭은 수요 때문이다. 지난 14일 문을 연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경우 오픈 1시간 만에 준비한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X’ 500대가 모두 팔리며 인기를 증명했다. 이마트가 2016년 선보인 ‘피코크 티라미수’의 경우 4년째 디저트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총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10% 정도에서 최근 20%까지 성장했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PB 매출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16% 신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PB 상품이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