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대표팀에 올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꿈을 이룬 축구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 CF)은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며 환하게 웃었다. 함께 스트레칭한 김민재, 정우영과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또 다른 프리메라리거 백승호(22·지로나 FC)는 이청용과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선배들은 새로 온 신입 선수들이 적응하기 쉽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도왔다. 대표팀에서 함께 발을 맞춘 첫날이었지만 이강인과 백승호는 어색하지 않게 팀에 녹아들었다.
성인 축구 대표팀에 처음으로 선발된 이강인과 백승호가 19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 평가받는 이들은 국가대표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입을 모아 다짐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이번 시즌 갓 프로로 데뷔한 이강인과 백승호의 대표팀 발탁은 파격적이었다. 특히 이강인은 만 18세 20일에 태극마크를 달며 역대 대표팀 최연소 선수 7위에 올랐다. 이강인은 “국가대표로 선발될 거라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다”며 “좋은 형들과 같이 축구하고, 대표팀에서 배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백승호도 “항상 꿈꾸던 자리다.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설렘을 나타냈다.
나이는 어리지만 대표팀에서 뛰어온 쟁쟁한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강인은 “기회가 오면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싶다. 팀이 이길 수 있게 도와 좋은 성적을 내겠다”라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전날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크다고 전했다. 백승호는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이 목표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스페인에서 먼 거리를 날아왔지만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한국 축구의 중원을 책임져온 기성용과 구자철의 빈자리를 채워줄 신세대로 평가받는다. 각자 소속팀에서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는 이들은 대표팀을 위해 어떤 포지션이라도 소화하겠다고 했다. 이강인은 “어렸을 때부터 뛴 공격형 미드필더가 익숙하다”면서도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백승호도 “지로나에서는 주로 왼쪽 윙어로 출전했지만 감독님이 어디에 넣어주시든지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강인과 백승호를 포함한 스물일곱 명의 선수들은 파주 NFC에서 훈련을 소화하며 남은 기간 동안 A매치를 준비한다. 대표팀은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파주=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