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숲 훼손 논란 비자림로 확장 공사 7개월 만에 재개

입력 2019-03-19 19:10
지난해 8월 삼나무숲 훼손 논란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던 제주도 구좌읍 비자림로에 19일 잘려나간 삼나무 밑동이 줄지어 있다. 뉴시스

삼나무숲 훼손 논란으로 전면 중단됐던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7개월 만에 재개된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을 위한 보완설계가 마무리됨에 따라 2021년 6월 완료를 목표로 20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대천∼송당을 잇는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착공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 보완설계는 주민의견 수렴과 식물·조경·경관·환경·교통 분야 등 전문가그룹의 자문 절차를 거쳐 완성됐다.

공사는 편입용지 추가 확보 없이 제주시 대천 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약 2.9㎞ 구간을 1구간(시점부~제2대천교 0.9㎞), 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5㎞), 3구간(세미교차로~종점부 0.69㎞)으로 나눠 진행한다. 도는 협소한 도로 여건을 개선하면서 삼나무 수림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시행하고, 비용은 기존 공사비 140억원에서 10억원가량 증액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착공 구간은 확장계획 일부 노선에 대한 보상협의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차량 통행에 영향이 적은 제2대천교(2구간)부터 우선 시공한다. 본선 구간은 보상 협의가 75% 정도 완료된 상태로 도는 보상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예산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양문 도 도시건설국장은 “비자림로 하루 교통량(1만440대) 조사 결과 확장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번 공사는 교통여건을 개선하면서 현재 식재돼 있는 삼나무 보존을 최대한 고려하고, 생태·경관도로의 기능을 강화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 재착공 방침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반환경적 도로개발이라는 비판을 전국적으로 받으며 공사가 중단됐던 비자림로 공사가 여전히 많은 문제와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돼 우려를 낳고 있다”며 “아름다운 경관도로를 조성하고 싶다면 무리하게 해당 구간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오름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대책과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