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인도 차량공유업체 ‘올라’에 3억달러 투자

입력 2019-03-19 19:16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기아자동차가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 제품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도 공유경제 생태계를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1위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업체인 ‘올라’에 역대 최대 규모인 총 3억 달러(약 3384억원)를 전략 투자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투자액은 현대차 2억4000만 달러, 기아차 6000만 달러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에 투자한 2억7500만 달러를 웃도는 액수다.

2011년 설립된 올라는 현재 인도를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글로벌 1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등록 차량은 130만대에 이른다. 음식 배달, 공유 키친, 전자금융 서비스 등 혁신 서비스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텐센트 등 세계 여러 기업이 올라에 투자하고 있지만 자동차 회사로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올라와 현대·기아차는 플릿 솔루션 사업개발과 인도 특화 EV(전기차) 생태계 구축,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등 크게 3대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인도 내 공유경제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라 소속 운전자들에게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차량 구매 및 대여를 도울 예정이다. 인도 정부가 2030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공격적인 친환경차 육성 계획을 추진하는 데 따라 카헤일링 서비스에 투입하기 위한 인도 특화 전기차 개발에도 나선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의 공유경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차량 호출 서비스의 경우 일평균 호출 건수는 2015년 100만건에서 지난해 350만건으로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인도 카셰어링 운영업체 ‘레브’와 손잡고 카셰어링과 렌터카, 차량 구독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신기술과 공유경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젊은 인구가 많은 점은 인도 공유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라와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인 올라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 노력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