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초기부터 철저한 새가족 성경공부와 함께 성도의 헌신을 가르치기 위한 벳세다 성경공부를 진행했다. 그러나 성경공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예배 때마다 다양한 설교를 하고 전 성도가 뜨겁게 기도하는 것이었다.
맛집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맛집과 부흥하는 교회는 공통점이 있다. 맛집은 멀어도, 건물이 좋지 않아도, 많이 기다려도 찾아간다. 주인의 서비스가 좋지 않아도 가기 때문에 불황도 없다. 부흥하는 교회도 마찬가지다. 설교에 은혜가 넘치면 성도가 모인다. 거리가 멀어도, 건물이 좋지 않아도, 장소가 좁아 기다릴지라도, 목사가 자상하게 배려하지 못해도 모인다.’
그렇다. 교회 부흥의 절대적인 비결은 예배 설교에 있었다. 음식 솜씨가 좋은 며느리가 무 한가지로 12가지 반찬을 만든다고 했다. 성경도 설교 방법에 따라 성도들에게 다른 은혜로 다가온다.
그래서 예배시간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은혜를 받게 하려고 노력했다. 예배시간에 모인 성도들이 어떤 일이 있어도 은혜받고 집에 돌아가게 한다는 각오로 설교시간 성령님께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만져주시길 간절히 구했다.
주일 낮예배는 본문 주해설교를, 저녁예배는 부흥회 형식의 설교를 했다. 수요기도회는 강해설교를, 목요일은 구역장 교육을 진행했다. 매일 새벽기도회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통독하며 주해설교를 했다. 신년이나 사순절, 오순절을 앞두고는 시리즈 설교를 했다.
이렇게 메시지를 전하니 성도들은 예배시간마다 성경의 색다른 은혜를 받는 것 같았다. 나 자신도 성경을 광범위하게 볼 수 있었다. 자연스레 성경의 뿌리가 든든히 내리고 성도들의 수가 점점 늘어갔다.
소고기 굴비 오골계 등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익히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음식을 뜨거운 불에 오랫동안 잘 익히면 제맛이 나서 맛있게 먹을 수 있듯 뜨거운 기도가 없으면 교회생활은 단순 행사와 종교적 지식에 불과했다.
그래서 개척 초기부터 기도회를 성경교육과 대등하게 여겼다. 기도회는 프로그램으로 계획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나부터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서 성도들이 기도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임마누엘교회 철야기도회는 시작부터 독특했다. 특히 매주 목요일 밤 10시30분부터 시작해 이튿날 새벽 3시까지 하는 기도회는 말 그대로 성경적인 기도회다. 목요일 밤을 새우면서 기도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예수님께서 나를 구원해 주시기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 흘리시며 기도하셨던 밤이 목요일이었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우리도 주님과 같이 기도하면서 주님을 위해 살자고 부르짖었다.
둘째, 다른 교회가 밤샘기도회를 금요일에 하기 때문에 목요일 우리교회에서 성령충만을 받고 자신의 교회로 돌아가 성령의 불씨를 일으키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성령께서 얼마나 강하게 역사하시는지 매번 오순절 마가 다락방의 충만한 역사가 일어났다. 기도응답과 능력을 받으니 기도를 새벽 3시까지 해도 시간이 짧아 아쉬울 정도였다. 이런 소문이 나니 우리 교회 성도는 물론 지역 목회자들과 다른 교회 성도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들은 우리교회에서 은혜를 받고 자신의 교회로 돌아가 섬김에 힘썼다. 내가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장을 지낼 때도 서울에서 총회 업무를 마치면 반드시 창원에 내려와 철야기도회를 직접 인도했다. 그것이 내가 사는 길이자 우리교회가, 창원지역 교회가 사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또 독특한 기도회가 있다면 기관별 고리기도회다. 고리기도회는 기관별로 날짜를 정해 매일 2시간씩 기도하게 하는 것이다. 기도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개척 당시 강단에 자리를 깔고 매일 밤 기도를 했던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비록 시멘트 바닥이었지만 전 성도를 기도에 동참시키고자 기관별로 기도 시간을 배정했다. “여러분, 축복의 구름이 비가 되려면 목회자 혼자만의 기도만으론 부족합니다. 기관별로 나와서 저와 함께 기도합시다.” 하나님은 뜨거운 말씀과 기도의 결과 1997년 창원 명서동에 위치한 대지면적 2776㎡(840평), 건물면적 1917㎡(580평)의 현재 건물로 이전케 하셨다. 교회를 개척한 지 꼭 10년만의 일이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