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의 7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우리은행 왕조’도 막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다음 시즌부터 ‘통합 6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임영희(39)의 은퇴로 생기는 공백을 메우고,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리은행은 18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68대 75로 졌다. 1차전을 선점했던 우리은행은 2, 3차전에서 삼성생명에게 내리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봄 농구’를 마쳤다.
우리은행은 2쿼터까지 40-33으로 앞섰다. 하지만 3쿼터 초반 김정은이 돌파를 시도하다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3쿼터에만 턴오버 9개를 범했고, 역전을 허용했다. 우리은행은 4쿼터 막판 68-70까지 끈질기게 추격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24초 전 삼성생명 김한별에게 통한의 3점포를 얻어맞으면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18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면서 자멸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아냈다. 우승 실패보다는 은퇴하는 임영희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임영희는 은퇴 전 마지막 경기가 된 이날도 10점을 올리며 최선을 다했다.
위 감독은 “임영희가 우승하고 은퇴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신인 박지현 등 새로운 선수들도 왔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 임영희가 없어도 강팀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위 감독의 말처럼 우리은행은 구심점인 임영희 은퇴 후 신진 선수들을 얼마큼 수혈하느냐가 주된 과제로 남게 됐다. 주전인 김정은(32), 박혜진(29)도 이제는 노장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또 올시즌 한 차례 교체하는 등 안정감을 주지 못한 외국인 선수 선발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삼성생명은 오는 21일부터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인 청주 KB스타즈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한 것은 2시즌 만이다. 1, 2차전 최다 득점자였던 김한별은 이날도 21점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우리은행이라는 버거운 팀을 상대로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챔피언결정전은 더 섬세하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아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