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끝낸다.’ 주포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잃은 현대캐피탈이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냈다. 현대캐피탈의 시선은 이제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을 향한다. 3년 연속 챔프전에서 만나게 된 양 팀은 우승컵을 두고 다시 한번 자웅을 겨룬다.
현대캐피탈이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대 0으로 완승하며 3전2선승으로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팀 내 득점 1위인 파다르가 경기 당일 허리 통증으로 갑작스레 빠지고도 거둔 성취다. 파다르를 대신해 라이트를 맡은 허수봉(20점)과 레프트 전광인(12점), 문성민(11점), 센터 신영석(10점)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을 4시즌 연속 챔프전으로 올렸다.
파다르의 부상으로 깜짝 선발로 나선 스물한 살의 허수봉은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경기를 지배했다. 허수봉은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우리카드에 맹공을 퍼부었다. 부담스러웠을 무대에서 그는 자신의 커리어 상 득점과 공격 성공률(62.5%), 서브에이스(4개) 기록을 경신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해줄지 몰랐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극찬했다. 허수봉은 “경기 직전에 선발이라고 알았지만 겁 없이 뛰었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챔피언 타이틀 탈환에 나선다. 2016-17시즌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했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에는 1승 3패로 맥없이 무너졌다. 최 감독은 “지난해 (챔프전에서) 아픔을 겪었다. 이번에는 부담 없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