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와 핀테크 기업이라는 기존 조합에 전자상거래 업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손을 내밀고 있다. 오는 27일 마감인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다양한 업체들이 이합집산하며 막판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전자상거래업체, 스타트업들은 금융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에 눈독을 들인다. 금융권에선 다양한 업체들이 결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서비스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주 안에 제3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업체를 확정하고 최종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물망에 오른 업체는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 모바일 부동산 중개서비스 업체 직방,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업체 카페24 등이다. 취업포털과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O2O) 관련 업체들도 ‘참전’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 인터넷은행 경쟁에 뛰어든 키움증권-하나금융-SK텔레콤 컨소시엄도 조만간 최종 참여업체 명단을 확정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 등이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이 러브콜을 주고받은 업체들과 지분율, 사업 모델을 놓고 막판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에 전자상거래 업체, 스타트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은 금융서비스와 융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이 가진 혁신성, 금융회사의 경험·안정성에 전자상거래 업체, 스타트업 등이 녹아들면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다. 각자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 서비스 영역의 확장도 가능하다. 고객과 만나는 부분이 늘면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효과’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카카오뱅크를 설립할 때에도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SGI서울보증, 이베이(ebay), 넷마블, 예스24, 텐센트 등 11개 업체가 손을 잡았었다.
제3 인터넷은행 경쟁은 현재 ‘토스’ 컨소시엄과 ‘키움’ 컨소시엄의 싸움으로 굳어지고 있다. 두 컨소시엄은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토스 컨소시엄은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한국토스은행’ 상표권을 출원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34% 지분율로 1대 주주가 되고 신한금융이 2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다만 자본 확충이 관건이다.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려면 1조원가량의 자본이 필요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3000억원 정도를 마련해야 한다. 키움 컨소시엄은 혁신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 측은 모기업이자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인 다우기술을 내세운다. SK텔레콤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예비인가 심사 통과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 당국은 혁신성에 중점을 두고 예비인가 신청서를 검토할 방침이다. 두 컨소시엄 모두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