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개 대학이 경합을 벌인 약학대학 유치전이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 3곳으로 압축됐다. 의대와 부속병원 유무가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현장실사를 거쳐 이달 중으로 2곳 내외를 확정하기로 했다. 약대 신설은 2010년 15개 대학 인가 후 9년 만이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20학년도 약학대학 신설 1차 심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약대 신설을 신청한 대학은 고신대 광주대 군산대 대구한의대 동아대 부경대 상지대 유원대 을지대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 12곳이었다. 교육부는 서면평가에서 대학별 교원확보율, 충원율, 취업률 등 교육여건을 두루 살폈다. 또한 임상 실험·실습 기반을 토대로 연구중심 약대 운영 가능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를 낙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약대 증원은 개업약사보다 임상·연구약사 배출이 목적이다. 실험·실습 여건이나 임상 교육이 유리한 대학이 1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후보로 압축된 3곳 모두 의대와 부속병원을 갖춘 대학이다. 교육부는 이 대학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이달 말 약대 신설 대학을 확정한다. 약대를 유치한 대학은 올해 하반기부터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이번 약대 신설은 제약·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먼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9월 전국 35개 약대, 1693명의 정원을 1753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교육부에 통보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020학년도 약대 정원을 60명 늘리겠다는 계획을 대학에 안내하고 유치 신청을 받았다. 다만 약대 정원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점을 고려해 비수도권 대학으로 신청 자격을 제한했다. 약대 증원은 복지부가 정하지만 어느 대학으로 정원을 배정할지는 교육부가 담당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약대 입시 부활이 대입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에 신설되는 약대 정원은 60명 규모여서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현재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대다수 약대가 전문대학원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다른 학과를 다니다 약대에 편입했지만 2022학년도부터 의대처럼 고교 졸업생을 바로 뽑을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약대는 의대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다. 입학정원 1600~1700명 규모면 이과 상위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