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인 1000여명 6월 서울로… 관광산업 날개 단다

입력 2019-03-19 22:06

오는 6월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제75차 연차총회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글로벌 항공산업을 주도하는 IATA 메인 행사 주최로 국내 항공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동시에 경제·관광 부문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IATA는 현재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명실상부한 항공 관련 국제 협력기구다. 올해 총회의 서울 개최는 지난해 6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74차 연차총회에서 결정됐다.

알렉상드르 드 쥐니악 IATA 사무총장은 개최지 발표와 함께 “한국은 항공 운송과 물류의 세계적 허브라는 점에서 항공산업 전략을 수립하고 예측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성공적 차기 연차총회 개최로 서울은 세계 항공산업 수도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양호(뒷줄 왼쪽 다섯 번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총회에서 집행위원회 및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된 뒤 위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75차 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제공

이번 75차 연차총회에는 전 세계 1000여명의 항공 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낼 전망이다. 각 회원 항공사 최고경영진과 항공기 제작사 및 유관업체 등 참여 폭도 넓다. 총회는 전 세계 항공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항공산업 트렌드 및 변화를 모색하는 정보 교환의 장이다. 글로벌 항공업계를 관통하는 정책과 철학이 실질적으로 결정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업계 회의이자 ‘매머드급 국제행사’가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우리 항공산업의 세계적 위상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IATA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로 한국은 2019년 올 한해 항공산업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지속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국내 항공산업을 자연스레 홍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첨단 기술력과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보유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허브공항 경쟁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관광산업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의 컨벤션의 경제적 효과를 언급할 때 첫손에 꼽히는 분야가 관광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업계 회의를 넘어서 한국의 아름다운 경관과 관광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번 IATA 연차총회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대한민국의 아름다움과 인프라를 다시 소개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부가적 경제효과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최근 북·미 대화 등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IATA 총회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국격이 한층 고조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려면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서울 연차총회의 주관사는 대한항공이 맡았다. 주관사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관례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총회 의장으로 나선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1989년 1월 국적사 최초로 IATA에 가입한 이래 국내 항공산업의 글로벌 위상 강화에 노력해 왔다. 조 회장은 특히 IATA 최고 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위원직을 20년 가까이 역임하고 있다. 2016년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집행위원회 및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된 조 회장은 이번 연차총회 유치 과정에서도 산파 역할을 자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9일 “2009년부터 10년에 걸쳐 꾸준히 회원사들을 설득해 왔다”며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이번 연차총회 유치를 이끌어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및 조직위원장을 잇따라 역임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해 왔고, 이는 IATA 총회 유치 과정에서도 십분 발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회가 ‘한국은 항공산업의 변방’이라는 선입견과 북핵 위기 등 서울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을 극복해낸 결과인 만큼 성공적 개최로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항공사뿐 아니라 최첨단 유관 분야까지 외연을 넓혀 발전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번 IATA 연차총회가 국내 항공산업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