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PC나 콘솔 게임 기기가 없어도 일반 PC나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클라우드와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스트리밍 게임 기술이 업계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기존 게임은 기기마다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이 제한되어 있었다. 모바일 기기에서는 모바일용으로 제작된 게임만 플레이할 수 있고, 요구 사양이 높은 최신 PC 게임을 즐기려면 성능 높은 PC를 준비해야 하는 식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게임이 대중화되면 일반적인 PC나 스마트폰으로도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업체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현재 음악이나 영화를 재생하는 것처럼 불러와서 실시간으로 실행하는 개념이다. 별도의 설치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
게임업계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 콘퍼런스(GDC) 2019’를 주목한다. 이 행사에서 다양한 IT 기업들이 스트리밍 게임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IT 공룡’ 구글의 발표가 관심을 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내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에 대한 강연을 ‘GDC 2019’ 현장에서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엑스클라우드는 콘솔 기기 엑스박스 원으로 출시된 모든 게임을 각기 다른 하드웨어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이밖에 글로벌 온라인게임 플랫폼 ‘스팀’을 서비스 중인 밸브도 올해 GDC를 통해 인터넷만 연결되면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팀링크 애니웨어’를 선보인다. 텐센트는 인텔과 함께 개발 중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텐센트 인스턴트 플레이’를 소개한다.
스트리밍 게임은 게임업계의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구글의 경우 현재 게임사로부터 모바일 게임 유통 수수료로 매출의 30%를 받고 있다. 이와 비슷한 수익 구조가 스트리밍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을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어져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진다. 소비자들은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구독료 개념의 돈을 지불한 뒤 게임을 즐기면 된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계기로 스트리밍 게임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