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기아차 사내이사로 선임

입력 2019-03-17 19:58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에 이어 기아자동차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4개 핵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서 그룹 내 장악력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2005~2009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정 수석부회장은 2010년부터 비상근인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기아차 주주들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정 수석부회장에게 ‘책임경영’과 ‘실적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았을 당시 폭스바겐 총괄디자이너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등을 영입해 디자인경쟁력을 높인 바 있다.

박한우 사장과 최준영 부사장의 각자 대표체제는 유지된다. 당초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복수의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를 맡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정 수석부회장의 기아차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과도한 겸직이 이사의 충실 의무를 저해할 수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오는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 국민연금 등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배당안 등 주요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사외이사 안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글래스루이스는 “사외이사가 9인에서 11인으로 변경된다면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들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되기 위해선 회사 정관에서 이사회 구성을 3∼9인에서 3∼1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과 엘리엇 추천 후보 선임안이 모두 가결돼야 한다.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을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