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단, ‘찬밥 선수’ 쓰며 뜨거운 복귀전

입력 2019-03-17 20:06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감독 복귀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선발로 출전한 이스코가 후반 17분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 AP뉴시스

지네딘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감독 ‘시즌 2’ 첫 경기는 시즌 1의 기억을 되살렸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중용하며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레알은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28라운드 셀타 비고와의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단 감독은 지난해 5월 레알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 10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레알로선 지난달 28일 바르셀로나와의 국왕컵 4강 2차전 패배 이후 이어진 홈 4연패도 끝냈다.

지단 감독은 복귀 첫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자신이 감독으로 있으면서 중용했던 이스코, 마르셀루, 마르코 아센시오를 다시 불러들였다. 골문 역시 올 시즌 나섰던 티보 쿠르투아 대신 케일러 나바스에게 맡겼다. 이들은 모두 전임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가 충분치 않았던 선수들이다. 또 솔라리 감독 및 선수들과 불화로 최근 들어 겉돌았던 가레스 베일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베일의 경우 지단 감독 부임 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여겨졌으나 첫 경기에서 선발진에 포함됐다.

이들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지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입증했다. 이스코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새로운 지단 체제에서 첫 골을 터뜨렸다. 0-0 균형을 이어가던 후반 17분 벤제마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아센시오는 벤제마의 크로스 전 돌파에 이은 결정적인 패스로 이스코의 골을 도왔다. 베일도 후반 32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지난해 9월 이후 베르나베우에서 처음 골 맛을 봤다. 마르셀로는 돌파 이후 베일의 골을 돕는 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8월 이후 리그 경기에서 두 번째로 출전한 나바스도 클린 시트(무실점)로 지단 감독의 선택에 보답했다.

첫 경기에선 익숙한 멤버로 팀을 구성했지만 나머지 10경기에서 이들이 계속 중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단 감독은 “오늘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매우 훌륭했지만 나는 모두를 기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특히 쿠르투아의 기용 여부에 대해선 “아직 10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오늘 결정이) 최종 결정은 아니다”며 “4~6개 대회에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선 단 한 명의 골키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