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기구’ 위원장직 수락

입력 2019-03-17 19:36
반기문(오른쪽)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구성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구성될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 직을 수락했다. 반 전 총장이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보아오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중국과의 미세먼지 공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미세먼지 기구 구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17일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 8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조직을 건의했고, 위원장으로 반 전 총장을 추천했다.

노 실장은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반 전 총장에게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며, 기후변화 등 국제 환경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문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했다.

반 전 총장은 노 실장에게 미세먼지 해결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미세먼지는 정파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범국가 기구는 정당과 산업계, 시민사회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도 요청했다. 기구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은 향후 실무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보아오포럼 이사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요청해 임명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반 전 총장의 이사장직 수락으로 중국과의 미세먼지 공조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인 바른미래당을 배려한 ‘협치’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