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정부에 더 귀 기울여야”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주장

입력 2019-03-17 18:56
사진=AP뉴시스

빈센트 브룩스(사진)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국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남북 간 교류 범위를 뛰어넘는 국제경제계획(international economic plan)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갈 경우 대단한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에서 ‘한국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지한(知韓)파로 꼽히는 그는 2016년 4월 부임해 2년6개월여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한국을 떠났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핵무기보다 경제발전을 더 중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비용은 하노이 회담 이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2016년에 핵과 경제, 둘 다 동시에 갖기를 원했다고 설명한 뒤 “이제 김 위원장은 ‘내가 어느 것을 지켜야 하느냐’고 물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이 한국 정부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2016년 선제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것처럼 보였다”며 “문재인정부 들어 한국은 긴장을 낮추고 대화 기회를 만드는 여러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이 학습한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국제적인 힘과 한국의 (북한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합쳐지면 대북 문제에 강력한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과소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잘못 평가했기 때문에 결렬된 것으로 해석됐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 위원장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으로 체면을 구겼다”며 “체면을 세우기 위해 미사일 시험 또는 내부적인 강경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