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가 17일 새 성전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선교사가 1887년 사랑채에서 예배드리며 시작한 한국 최초의 장로교회인 새문안교회는 이날 여섯번째 예배당을 마련했다. 교회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1987년 새 성전 건축을 결의한 후 32년 만이다.
오전 11시30분, 3부 예배 시간이 되자 4층 대예배실 2200여석이 교인들로 가득 찼다. 교인들은 예배실 입구에서 함께 기도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 설레는 표정이었다. 새 성전 건축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오자 성도들은 손뼉을 치며 축하했다. 교인들은 입을 모아 “만유의 주재 존귀하신 예수 사람이 되신 하나님”이라며 찬송가 ‘만유의 주재’를 불렀다. “공의와 정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시 89:14)라는 시편 봉독과 함께 예배를 시작했다.
‘한국의 어머니 교회’라 불리는 교회는 ‘H’ 모양 가운데를 곡선으로 설계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90도 부채꼴 모양 대예배실은 원목으로 마감해 따스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키즈카페와 자모실, 영·유아·유치부실을 둬 젊은 부부가 편하게 예배에 참석하도록 배려했다.
교회는 지하 6층, 지상 13층에 대지면적 4200㎡(1270평) 규모다. 담장을 두지 않아 시민들이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다. 열린 구조로 교회 일치의 에큐메니컬 정신을 구현하고자 했다. 건물 1층 내부로도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으며 13층 카페에선 서울 중심부를 조망할 수 있다.
곽철영 교회 건축위원장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아와 공연을 보고 책도 읽는 등 문화활동을 하고 언더우드 선교사의 삶을 배우며 은혜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새터민과 외국인을 위한 교육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 통일시대 세계선교의 중심 공간이 되도록 예비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삶을 담은 역사관도 만들었다. 직전 예배당과 똑같은 형태의 건물을 축소해 새 성전 안에 강당으로 만들었다. 교회의 역사를 보존하고자 노력한 흔적이다.
이상학 목사는 ‘세상을 향해 애통하는 자 복이 있나니’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새 성전은 팔을 넓게 벌려 세상을 품는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형상화했다”며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애통해하며 세상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