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내우외환에 빠졌다. 밖으로는 경쟁국인 미국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빼앗길 가능성이 생긴 데다 안으로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잇단 부적격 의혹에 휩싸여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 업체 버라이즌은 14일(현지시간) 다음 달 11일부터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오는 3월 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확신했던 과기정통부는 최근 서비스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뒤 새로운 개시 일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5G 요금제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과기정통부로선 악재다. 지난 5일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의 첫 5G 요금제 인가 신청에 대해 “중저가 요금제를 보완하라”는 취지로 반려한 뒤로 5G 상용화 일정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통신업계는 “통신 세대교체기에는 초기 소비자 및 통신기술의 특성, 높은 설비 투자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보완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버라이즌까지 첫 5G 요금제를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책정하면서 통신업계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오는 27일 조 후보자 청문회 이후 5G 상용화 일정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5G 상용화 일정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5G 스마트폰 문제가 다음 달 10일 전까지는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보다는 먼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지연될 경우 5G 상용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