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조승래(60·사진)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뼈가 눕다’(문학선·표지)를 출간했다.
조 시인은 17일 “자연도, 사회도 혼탁한 시간이다. 미세먼지로 숨 막히는 사람들은 매일 다투고 갈등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환경이나 존재에 대한 시를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수록된 69편의 시 중에 표제작은 분리된 뼈와 살의 비참을 노래한 시다. ‘살은 말없이 떠났고/ 뼈는 전신마비가 되어 누웠다// 허물로만 여겼던 살의 부재가/ 시리도록 그리운 날/ 직립보행의 어제를 뼈는 오래도록 추억하며 울었다’(‘뼈가 눕다’ 중) 그는 이 시에 대해 “불신에 대한 시다. 세상은 무수하게 아름다운 대칭을 이루고 그 균형 속에서 살아가는 것인데 자기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면 그 대칭이 비틀어지고 복귀는 쉽지 않다”고 했다.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그는 2015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시집 ‘칭다오 잔교 위’ 등을 냈다. 한국타이어 상무를 거쳐 현재 씨앤씨와이드 대표로 일하고 있다.
조 시인은 “시로 쓰고 싶은 것을 메모해 뒀다가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주로 쓴다”고 했다. 시를 쓰는 비즈니스맨이다. 시를 쓸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일하는 동안 양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임종을 못했다. 처음에는 그 사무침에 시를 썼다. 이후엔 시선이 점점 외부로 옮겨가게 되더라”고 했다.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