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 목사의 생명사역 목회] 구체적 비전 향한 열정·끈기 있어야 위기 넘을 수 있다

입력 2019-03-18 00:01
지난해 4월 대구동신교회에서 개최된 ‘제4회 생명사역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권성수 목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계속 목회를 해야 하나. 아니면 은퇴해야 하나.’ 몇 년 전 생명사역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대전의 한 목사님이 진지하게 자신의 목회를 지속해야 하는지, 그만둬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유는 정체와 침체였다. 교회를 개척해 건축까지 이룰 정도로 순항했지만 어느 순간 성장이 정체되고 설상가상 담임목사인 자신은 지쳐서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그 목사님은 콘퍼런스 참석 소감문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큰 은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조금 일찍 권 목사님을 만나고 생명사역을 들었다면 인생이 바뀌고 사역의 혁명이 있었을 텐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한 걸음부터 다시 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권 목사님과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소감문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목회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더불어 생명사역이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는 감동 때문일 것이다.

생명사역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많은 목회자가 이와 비슷한 고백을 한다. 40대의 젊은 목회자는 ‘이 지역은 안 된다. 이 정도 규모의 교회는 성장할 수 없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50대의 농촌교회 목회자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변화와 새로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왔다’고 자신의 목회를 회고했다. 다른 50대 목회자는 교회에 부임한 지 16년이 됐는데 불꽃같이 타오르듯 시작한 목회는 이제 재만 남았고, 2년 전 위암 수술로 몸도 마음도 약해지고 지친 상태에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고 소감문을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정체를 겪고 있는 목회자들은 콘퍼런스를 통해 생명사역을 하면 반드시 돌파할 수 있다는 희망을 넘어 ‘대망(大望)’을 갖게 된다. 놀랍게도 침체에 허덕이던 참가자들은 콘퍼런스를 통해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고자 하는 그야말로 ‘야성(野性)’을 갖게 된다. 이들에게 생기는 공통적인 대망과 야성은 바로 비전을 발견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생명사역이라는 미션을 갖고 사역하셨다. 예수께서는 생명사역 미션을 막연하게 이루신 것이 아니라 공생애 3년 동안 십자가를 통해 이루신다는 확실한 비전을 갖고 계셨다.

“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시고.”(눅 9:51)

예수께서 정해진 공생애 기간 자신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아셨다. 이것이 바로 비전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비전은 십자가였다. 예수께서는 십자가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생명사역을 하셨고 그래서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기로 하신 것이다.

비전을 갖고 나갈 때 모든 과정과 상황이 순탄치만은 않다. 문제는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 주변에는 항상 비전 파괴자들(vision vandals)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도자가 비전을 제시하면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지도자의 추진력을 약화시킨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항상 하나님의 뜻에 비전을 맞춰야 하며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권성수 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열정은 ‘굳게 결심하셨다’는 말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굳게 결심하셨다’는 표현의 헬라어 원문을 보면 ‘얼굴을 두셨다’(set his face)로 돼 있다. 이 표현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얼굴을 아예 십자가로 고정시켜 놓으셨다는 뜻이다. 그것은 어떤 방해나 장애나 난관이나 역경이 찾아와도 기꺼이 십자가를 향해 가겠다는 굳은 결심, 즉 ‘열정’을 의미한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열정은 마치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불을 뿜는 것과 같다. 불을 뿜어야 우주선이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열정의 불을 뿜어야 비전이 창공으로 날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 비전을 이루기 위해 ‘끈기’를 가지셨다. 예수께 포기라는 것은 없었다. 예수께서는 아무리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끝까지 가르치시며 끝까지 사랑하셨다.(요 13:1) 이적과 기사를 행하실 때 몇몇 율법주의자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기적을 행했다고 정죄했지만, 예수께서는 물러나지 않으셨다. 오히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라고 말씀하시며 자신의 끈기를 드러내셨다. 이 말은 들은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이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사역을 멈추지 않으셨다.

이처럼 비전은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비전에 열정과 끈기가 더해지면 그 비전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비전을 품고 열정과 끈기를 가지라.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감히 꿈(비전)을 꾸십시오. 당신 자신보다 더 큰 일을 하려는 갈망을 가지십시오. 그 꿈을 준비하십시오. 숙제를 하십시오. 기회가 올 때에 대비해 준비하십시오. 꿈을 입으시고 꿈을 행하십시오. 꿈을 나누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그 꿈에 동참하게 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희망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될 것입니다.”(존 맥스웰)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