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비무장지대에서 몸 기도를

입력 2019-03-15 18:23

이스라엘에 있어 출애굽은 가슴에 깊이 각인될 사건입니다. 430년 동안 애굽의 노예로 살다가 해방되었으니 얼마나 감격스럽고 기쁘겠습니까.

하나님은 노예로 살던 그들의 신음과 고통을 들으셨습니다. 출애굽기 6장 5절은 “이제 애굽 사람이 종으로 삼은 이스라엘 자손의 신음 소리를 내가 듣고 나의 언약을 기억하노라”고 말합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평범한 목동으로 살아가던 모세를 호렙산에서 부르셨습니다. 타지 않는 떨기나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이고 기도였습니다. 꺼질 줄 모르는 이스라엘의 눈물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고 모세를 호렙산으로 불러낸 것입니다. 모세는 그 백성들과 함께 출애굽을 합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땅을 떠난다는 것은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들은 애굽을 떠났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장 큰 절기는 애굽을 떠난 유월절(pass-over)입니다.

하나님의 약속 안에 살아가는 일은 고난을 몸에 채우며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그 약속 안에는 홍해가 가로 놓여 있었고 광야라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난관들을 넘어설 수 있는 믿음이 있을 때 약속은 무지개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십자가를 통하지 않고 영광의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사순절 시기를 맞아 우리는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며 고난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과 싸우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 말씀은 모세가 광야에서 아말렉을 마주한 사건입니다. 아말렉이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이스라엘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머무르지 않음에도 그들은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사람들을 택하여 싸움터에 나가라고 합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고 산꼭대기에 서겠다고 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산 아래에서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훌은 산꼭대기에 섰습니다. 손을 들면 승리하고 손이 내려가면 패배합니다. 손을 든다는 것은 기도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싸움에 있어 가장 큰 무기는 기도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40일 금식기도를 하셨습니다.(막 1:13) 십자가를 앞에 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진액을 쏟아내는 기도를 하셨습니다.(막 14:34) 기도는 앞에 있는 장애물을 넘어서는 힘을 주고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모세의 팔에 힘이 빠지면 아론과 훌이 곁에서 손을 맞잡고 손이 내려오지 않게 합니다. 출애굽기 17장 1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맞잡은 손, 그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만드는 몸 기도를 통해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습니다.

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민족이 평화와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약속하고 손잡았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도 1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는 4월 27일엔 가장 아픔이 서려 있는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서 손잡기 운동이 펼쳐질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함께 손잡고 몸 기도를 드렸으면 합니다. 모세의 팔이 내려오지 않도록 다같이 손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한반도에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가 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핵집 목사(서울 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