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50·60대 ‘신(新)중년’ 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신중년은 50세를 전후로 직장을 그만두고 재취업 일자리 등에 종사하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인생 3모작 패키지’를 통해 재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은행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 ‘선배’를 전문 인력으로 재고용하거나 창업·은퇴 설계 등 생애주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퇴직자를 대상으로 관리전담 계약직을 뽑고 있다. 대상은 퇴직한 지 1년이 지난 직원이다. 근무기간은 최장 2년(1+1)이다. 이들은 하루 2시간씩 파트타이머 형태로 일한다. 주된 업무는 영업점 준법감시나 내부통제다. 우리은행은 또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도 열었다. 센터는 예비 창업자나 자영업자를 위한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상권분석과 점포입지평가·창업절차·업종별 인허가 사항·금융상담 등 창업에 유용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경영애로를 겪는 자영업자에게는 마케팅·세무·노무·사업정리 등을 도와준다. 직장을 퇴직한 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직원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전직지원을 하고 있다. 40세 이상 직원은 생애설계 통신연수를 실시한다. 자기주도적 사전학습으로 변화관리와 생애설계 인식을 제고시킨다. 연수기간 동안 경력이나 재무 설계, 재취업, 창업, 인생설계 등을 교육한다. 50세 이상 직원에게는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55세 이상을 위한 전직학교도 마련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경력컨설팅센터를 개설했다. 센터는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직원 재취업 및 창업 등을 지원한다. 전직 지원 컨설턴트와 소호창업 컨설턴트가 1대1로 상담해준다.
대구은행은 최근 신중년 세대를 대상으로 기업영업추진 전문직 공채를 실시했다. 퇴직 직원을 다시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영업권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전문성을 위해 영업점장 경험이 3년 이상이거나 영업점 근무경험이 있는 1금융기관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영업점장 퇴직자에 한해서 뽑았다. 채용이 확정되면 ‘움직이는 지점’ 형태로 운영된다. 개인이나 2인 이상이 조를 이뤄 컨설팅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방문, 대출·수신·카드·증권·퇴직연금 등 기업영업 전반을 담당한다. 계약기간은 1년이며 6개월 단위로 재계약한다.
이밖에 KEB하나은행은 퇴직자를 대상으로 심사역이나 감리역, 영업점부서 등에서 근무하는 재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이 이처럼 퇴직자 재취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부 일자리 확대 주문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한편으로는 신입행원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에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도 하나의 기업으로서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은행으로 재취업 한 사람들에게 인건비가 발생하긴 하지만 재취업 한 이들 노하우나 경험이 은행에 기여하는 부분이 더 많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song@kukinews.com